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10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된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가 오는 8월 본격적으로 출범한다．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는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M&A 기술제휴, 해외 생산설비, 판매망 확보 등을 위한 지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2017년까지 1300억원을 지원해 총 5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제약산업팀장은 14일 오후 1시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제2차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제휴 및 인수합병 전략 컨퍼런스'에서 '2013년 글로벌 제약 M&A 펀드 운영 정부정책'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팀장에 따르면 출범을 앞둔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는 해외 기업 및 기술에 투자하는 국내 제약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과(지분인수), 국내 제약사가 검토중인 해외 투자대상 기업 및 기술에 대해 매칭투자 방식(매칭투자)으로 운영된다． 또 5월 중으로 최종 1개 위탁운용사가 선정돼 펀드를 관리하게 된다．

 

정 팀장은 "국내 제약산업은 약가합리화 추진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그동안 제네릭 중심의 내수시장에서 신약 개발을 통한 해외진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제약사들은 처음부터 글로벌 제약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유망 파이프라인을 입수하고, 품목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진입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펀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국내 제약사의 향후 해외 투자 수요도 높아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2013년 3월 국내 제약사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4년간 해외투자 수요가 6656억원 수준으로 조사됐고, 해외 기술도입 63건, 해외 M&A 6건, 해외 합작법인 설립 18건(향후 4년간)으로 나타났다"며 "이제 국내 제약사도 글로벌로 진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제약사 간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전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 간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장, 포트폴리오 조정 제휴도 2008~2011년까지 6건에서 2012년만 9건이 성사됐다"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전 세계 투자펀드 조성액(2012년)은 3095억달러(340조원)이며, 한국의 경우 2011년 국내 벤처케피탈의 신규투자액은 1．26조원 수준이고, 이 가운데 바이오 비중은 5．5%에 불과하다"며 IT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약산업의 특성상 투자 기간이 길고 성공 가능성이 낮아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데, 기존에 유사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펀드들은 제약특화 펀드가 아니다"며 "수익률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펀드와 달리 구조개선과 신약개발이라는 정책적 차원의 목적 달성을 위해 정부주도 펀드 조성의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관련 펀드는 서울시 바이오펀드(750억원), 산업부 신성장동력 바이오펀드(500억원), 정책금융공사 제약산업 프로젝트 펀드(5000억원), 국민연금 코퍼레이트 파트너십 펀드(4000억원/동아제약과 엘지생명과학이 MOU 추진 중)가 있다．

 

정 팀장은 "앞으로 성과촉진을 위해 제약분야에서 이미 지원되고 있는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사업단과 협력해 M&A 지원과 기술 라이센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예정대로 오는 8월 펀드가 잘 조성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며, 펀드를 통해 국내 제약산업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패널토의에서  박형진 전무(파인스트리트 그룹)는 "오는 8월 출범하는 펀드 운용사가 처음부터 방대한 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성공 가능한 사례를 찾아 글로벌 제휴 및 인수합병을 한 건이라도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외국의 소위 잘 나가는 펀드운용사와 제휴를 통해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펀드가 목적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 모니터링도 잘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환 기자